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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비전보다 중요한 진정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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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rtie
- 화려한 말과 비전만으로는 진정한 리더십이 될 수 없다.
- 실천 없는 '큰 그림'은 결국 허상에 불과하다.
- 진정한 리더십은 겸손과 실천,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에서 시작된다.
테헤란로의 새벽이 밝아올 때면,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꿈을 안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 역시 그중 하나였습니다. 외국계 기업에서의 경험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 스타트업의 문을 두드렸던 그날, 저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민낯과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큰 그림을 그릴 겁니다."
첫 출근날 늦게 나타난 대표이사의 이 한마디는, 앞으로 펼쳐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예고하는 신호였습니다. 투자금으로 겨우 버티며 생존을 고민해야 할 시기에, 대표는 여유로운 아침 운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는 제가 외국계 기업에서 경험했던 리더십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창업자들은 오히려 직원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여 팀과 소통하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마크 저커버그나 브라이언 체스키와 같은 리더들은 '큰 그림'을 말하기에 앞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테헤란로의 현실은 달랐습니다. 'Fake it till you make it'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리더들이 이미 성공한 것처럼 행동하며 실질적인 성과 창출은 뒷전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로버트 서튼 교수는 그의 연구에서 과도한 자신감과 독선적인 리더십이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겸손하고 열린 태도를 지닌 리더들이 이끄는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은 'Walk the talk', 즉 말한 대로 행동하는 것에 있습니다. 화려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입니다. 리더는 팀원들과 함께 땀 흘리며, 자신이 제시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 회사는 예견된 실패를 맞이했습니다. 대표가 그토록 강조하던 '큰 그림'은 실체 없는 허상이었고, 우리는 작은 스케치 하나 완성하지 못한 채 끝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험은 제게 값진 교훈을 남겼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그림을 구상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색을 칠하고, 액자를 만들고, 그림을 세상에 선보이는 전시회까지 기획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과정에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참여해야 합니다.
테헤란로의 스타트업들이 진정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화려한 말보다는 묵묵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겸손함과 끈기를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큰 그림'이 아닐까요?
이제 누군가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할 때면, 저는 그들의 행동을 먼저 봅니다. 진정한 리더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의 비전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테헤란로의 그 아침에 배운,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되새길 교훈입니다.